만화/한국 만화

한국만화를 세계에 소개한다:『궁』 번역가 사지마 아키코씨 대담.

mirugi 2008. 8. 31. 06:51

「이미지(iMage)」 제6호(2008년 1월 15일):【특집】한국만화를 돌아본다

▶기획특집기사①:한국만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외국인 번역가

 『궁』 번역가 사지마 아키코 씨와의 대담

http://www.ani.seoul.kr/webzine/articleView.jsp?IDX=73

 - 만화 『궁』(박소희)의 일본판 『러브쿙∼LOVE in 경복궁』의 번역자이자, 『궁』 일본판이 나올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에이전트 역할도 한 후쿠오카여학원대학 사지마 아키코 준교수와의 대담입니다. 『궁』의 일본어판이 나오게 된 경위와, 일본 시장에서의 반응, 그리고 한국만화를 소개하는 입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다른 한국 작품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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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기사①:한국만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외국인 번역가

『궁』 번역가 사지마 아키코 씨와의 대담

사지마 아키코, 선정우 씀

6호(2008년 1월 15일 발행) 기사

 

 

 

■『궁』 일본판이 나오게 된 경위

 

선정우:먼저, 『러브쿙 ∼LOVE in 경복궁∼』(『궁』(박소희)의 일본판 제목)이라는 작품을 일본에서 연재하게 된 경위가 알고 싶습니다. 사실 한국인 만화가가 일본에서 ‘신작’을 연재하는 경우는 지금까지도 꽤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성인 대상의 주간지 「모닝」에 연재되었던 『수국 아리랑』(오세호)이나 『이씨네집 이야기』(황미나), 그리고 최근에는 『신암행어사』(윤인완·양경일)나 『흑신』(임달영·박성우) 등이 있죠.

 

또한 한국만화가 연재 없이 단행본으로 번역되어 일본에 출판된 경우도 적지는 않았습니다. 『아일랜드』(윤인완·양경일)나 『프리스트』(형민우) 등이 그에 해당하겠죠. 순정만화 중에는 『비천무』(김혜린), 『호텔 아프리카』(박희정), 『풀하우스』(원수연) 등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그녀들의 크리스마스』『자오선을 지나다』(한혜연)도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먼저 발표된 작품이 일본의 만화 잡지에 ‘번역 연재’된 경우는, 여태까지 『열혈강호』를 제외하면 그 사례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열혈강호』는 연재 도중에 중단되었고, 단행본도 아직까지 출간되지 못하고 있죠. 물론 거기에는 일본의 만화 잡지 편집 방식과 연관되어 몇 가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습니다만, 어쨌거나 『궁』은 한국에서 먼저 발표된 만화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일본에서 본격적인 번역 연재와 단행본 출간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리고 벌써 총 100만부 발행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지마 아키코(이하 ‘사지마’로 표기):외국 만화가가 일본 잡지에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시도도 재미있다고 봅니다. 그 한편으로, 외국에 이미 존재하는 재미있는 작품을 일본 독자가 번역판으로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지금으로선 일본 만화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외국 작품에 눈을 돌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외국 작품을 읽어봤더니 재미있더라. 뒤가 궁금하다”는 식의 반응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홍보를 위해서라도 외국 작품을 잡지에 연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거 『비천무』나 『호텔 아프리카』 등 단행본으로만 번역된 작품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잡지 연재가 없었고 만화 전문의 출판사가 아닌 곳에서 출판되었기 때문에 만화 팬들이 작품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 컸다고 봅니다. 잡지를 통해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또, 『궁』이 한국에서 연재중인 신작이라는 점도 성공의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명작일지라도 발표된 지 수 년이 지난 작품은, 그림이나 스타일이 낡아버리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만화’라는 장르가 일본에서 정착하게 된 후라면, 오래 전에 발표된 작품도 ‘고전 명작’으로서 소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시기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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