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보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っぽい!』와 『ZERO』로 유명한 야마자키 타카코씨가 쇼가쿠칸에서 연재한 첫 작품 『LEGA(르가)의 13』입니다.
띠지에도 ‘베네치안 로망’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 말 그대로 중세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무대로 한 작품입니다. 여장 미소년과 남장 미소녀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미 개인적으로는 취향이기도 하지만, 야마자키 타카코의 미려한 그림체로 그려진 베네치아의 배경과 캐릭터들의 화려한 의상이 인상적인 작품이죠. 아직 1권 밖에 나오지 않아 작품에 대한 평가는 곤란하겠습니다만, 지금까지는 꽤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가면을 쓴 남성 복장이 여주인공, 드레스를 입은 미녀가 남주인공. (…)
개인적으로는 2004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때에 베네치아에서만 7박 8일간 체재했던 경험이 있어서, 어느 정도 익숙한 배경이 등장하곤 하는 부분도 마음에 듭니다. ‘물의 도시’란 별칭답게, 온 도시에 물이 가득한 모습이었죠. 그런 부분이 『LEGA의 13』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2004년 9월 8일과 10일에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촬영한 사진들.
저는 베네치아에 관광하러 갔던 것은 아니라서 베네치아에만 8일간이나 묵었던 관계로, 숙소로 사용한 아파트가 있는 뒷골목에서부터 카스텔로 공원까지는 하도 자주 다녀서 길이 꽤나 익어버렸습니다. 베네치아의 뒷골목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초기에는 지도를 갖고도 헤맬 수밖에 없게 되어 있습니다만, 8일간이나 같은 길로 출퇴근(?)을 하다보니 매일 다니는 길은 물론 그 주변 지리도 대충 눈에 익은 것이죠.
다만, 역시 놀러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정작 관광지들은 한 번 정도씩만 돌아봤습니다. 애초에 저는 미술 관계로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기도 했고…. 언젠가 또 한 번 가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베네치아에만 8일씩 묵는 일은 앞으로 없을 테니 조금은 아쉬운 기분도 듭니다. 하지만 뭐, 베네치아를 또 가는 것보다는 전 계속 새로운 곳에 가보는 편이 더 좋으니까요.
그다지 여행이 취미인 것은 아니지만, 워낙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지금까지 못 가본 장소에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싫어하진 않습니다. (귀찮아서 잘 안 돌아다닐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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