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기닷컴】 출판대국이라는 일본도 2007년 이후 잡지의 휴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요즘 영화잡지 「필름 2.0」이나 「프리미어」의 사례가 있었고, 다른 잡지들도 휴간은 물론 격주간지가 월간화, 월간지가 계간화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일본에도 이런 사례가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만화잡지의 휴간 소식도 자주 들리는 듯 해서요. 그래서 일본잡지의 최근 휴간 사례를 한 번 모아봤습니다.
「일간 사이조」 2007년 11월 15일 「잘 있거라, 사랑스러운 휴간잡지들이여 '07」에 따르면, 2007년에만도 일본에서 휴간한 잡지가 200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실판매부수의 저하, 광고수입의 부진, 출판사의 도산, 사내의 정치적인 판단, 신잡지로의 이행, 편집장의 퇴직이나 이동, 고령화 등 제작측의 상황’ 등을 그 원인으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런 원인들의 뒤에는 ‘소비자의 활자 이탈, 웹의 대두’ 등의 상황이 있다고도 하고 있는데요.
【2007년에 휴간한 잡지】
▶「월간 소년 점프」(슈에이샤 발행/만화잡지/1970년 창간∼2007년 7월호 휴간) → 연재작 다수가 신창간잡지 「점프 스퀘어」로 이동
▶「넷런너」(소프트뱅크 크리에이티브 발행/인터넷 비즈니스지/1999년 창간∼2007년 11월호 휴간) → 출판사를 뉴아키바로 바꿔 「넷런」이란 이름으로 신창간
▶「Vingtaine」(아셰트부인화보사 발행/패션지/1989년 창간∼2007년 12월호 휴간)
【2008년에 휴간한 잡지】
▶「주부의 친구」(주부의친구사/여성잡지/1917년∼2008년 5월 휴간)
▶「주간 영 선데이」(쇼가쿠칸/만화잡지/∼2008년 5월 휴간)
▶「논좌」(아사히신문사/시사지/1994년 12월∼2008년 9월 휴간)
▶「ROADSHOW(로드쇼)」(슈에이샤/영화잡지/1972년 3월∼2008년 11월 휴간)
▶「플레이보이 일본판」(슈에이샤/남성잡지/1975년 7월∼2008년 11월 휴간)
▶「크로스워드 in」(코단샤/크로스워드 퍼즐잡지/∼2008년 11월 휴간)
▶「월간 겐다이」(코단샤/시사지/1966년 12월 창간∼2008년 12월 휴간)
▶「BOAO」(매거진하우스 발행/여성잡지/2004년 10월∼2008년 12월 휴간)
▶「GRACE」(세계문화사/여성잡지/2007년 3월∼2008년 12월 휴간)
【2009년에 휴간한 잡지】
▶「매거진Z」(코단샤/만화잡지/1999년 6월∼2009년 1월 휴간)
▶「광고비평」(마도라슛판/광고·CM비평지/1979년∼2009년 4월 휴간)
(※위는 휴간 잡지 전체 리스트는 아니고, 각 연도에 휴간한 잡지 중 일부를 모아본 리스트입니다.)
이와 같이 수많은 일본 잡지가 줄을 이어 휴간했습니다. 만화잡지 「월간 소년 점프」 와 「매거진Z」가 휴간된 것도 눈에 띄고요. 영화잡지 「로드쇼」, 남성 대상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잡지 「플레이보이」의 일본어판, 그리고 1917년에 창간해서 무려 91년간이나 지속되었던 일본의 대표적인 주부 대상 여성잡지 「주부의 친구」마저도 휴간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주부의 친구」는 이 잡지 자체가 회사의 이름(‘주부의 친구사’)으로도 사용될 정도로 해당 출판사를 대표하는 잡지였고, 9년만 더 발행하면 창간 100주년을 맞이하는데도 결국 무너졌더군요.
또, 일본의 비평가 아즈마 히로키씨가 연재 칼럼에 제 이름을 쓰기도 했던; 아사히신문의 전보 성향 논설지 「논좌」 역시 2008년 9월 1일 발매된 10월호로 휴간되었습니다. 「논좌」는 1989년 창간된 「월간 Asahi」가 바뀐 잡지로서, 이와나미쇼텐의 「세계」와 함께 일본 진보(리버럴)파의 대표격인 잡지였습니다. 그러나 발행부수가 1만부 정도로 떨어졌고, 판매도 부진하여 적자가 지속되자 결국 아사히신문사로서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듯 하네요.
▲아사히신문사의 시사 논설지 「논좌」. 아즈마 히로키씨가 내 이름을 언급했던 것은
맨 왼쪽의 2005년 10월호. (2008.09.09/촬영:mirugi)
그리고 30년의 역사를 지닌 「광고비평」(마도라슛판)이 2009년 4월호로 휴간 결정되었고, 그밖에 「주간 영 선데이」에 관련된 글은 아래에 따로 써보기도 했습니다.
◆관련글:지금은 없어진 일본의 만화잡지 「주간 영 선데이」. (2009.03.31/[미르기닷컴])
http://blog.daum.net/mirugi/7147524
▲2008년 5월 휴간된 「주간 영 선데이」. (2008.09.09/촬영:mirugi)
이처럼 일본에서도 잡지의 휴간이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엔터브레인 출판사의 대표적인 만화잡지 「코믹 빔」의 편집장은 다른 매체와의 대담에서 “요즘 만화잡지 편집장들이 만나면 서로 자기 잡지가 얼마나 더 위험한지 자랑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밝히는 등 계속되는 일본의 출판 불황에 대해 일본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일본에서도 블로그를 비롯한 온라인매체는 늘어나고 있고요. 특히 블로그는 적은 인원수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히 일본에서 언론인이나 업계인의 블로그는 개인 블로그가 아니라 하나의 매체로서 이미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인데요. 아직까지 미국만큼 ‘블로그 언론’이란 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못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도 인터넷이 잡지와 같은 매체에는 치명적인 존재라는 것은 일반인들도 이해할 정도가 되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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