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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행어(03):야구권
일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야구권(야큐켄)’은 일본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에서 전해져오던 향토 예능이자 연회에서 하던 놀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일본의 전통 악기인 ‘샤미센’과 ‘타이코’를 반주로 해서 노래와 춤을 추며 가위바위보로 승패를 겨루던 유희였는데, 매스컴을 통해 패배한 측이 옷을 벗는 게임으로 더욱 잘 알려지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1924년 일본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에 위치한 이요철도전기 회사의 야구부가 야구시합에서 패배한 후, 여관에서 대전 상대와 친목회를 하면서 연회 놀이로서 낮의 야구시합의 복수(?)로서 했다고 합니다. 그때 이요철도전기 야구부의 매니저였던 ‘센류’(일본의 전통 시) 작가 마에다 고켄이 전통곡에 즉흥적으로 가사를 붙여 만들었다는군요. 그것이 그 유명한 야구권의 가사, “아웃 세이프 요요이노 요이!”라는 것이겠죠.
그 후 마츠야마시로 돌아가서도 이 놀이를 계속한 이요철도전기 야구부 덕택에 야구권은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고, 1954년에는 레코드가 발매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원조 논쟁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초창기에 마츠야마시의 요정에서 촬영된 야구권 사진이 발견되어 결국 야구권의 가사는 마에다 고켄의 저작물로 등록되었다고 하네요. 그 후 마에다 고켄은 자신을 종가로 하여 ‘본가 야구권’의 보급에 힘을 쏟아, 지금은 4대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1950년대 후반부터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이 놀이에 ‘탈의’ 룰이 추가된 것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문화방송의 라디오에서 소개되어 물의를 일으킨 이후로는 방송에서 소개되지 못하게 되었으나, 1969년 니혼TV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콩트55호의 동시간대 프로그램을 날려버려라!』에서 ‘벌 게임’으로 소개되면서 탈의 게임적인 성격이 더 강조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콩트 콤비였던 ‘콩트55호’는 여배우나 패션모델을 상대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가위바위보를 하여 진 쪽이 옷을 하나씩 벗는 게임으로 선보였습니다. 당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파렴치 게임’으로 알려지게 되었는데, 화류계나 술자리에서 하던 저속한 놀이가 공공성이 있는 TV에 도입되었다는 점 때문에 일본 사회에서도 화제가 되었죠.
위키피디아의 소개를 보면, 야구권을 탈의 게임으로 알리게 한 계기를 만든 장본인인 콩트55호의 한 명이 2005년 마츠야마시를 방문하여 본가야구권 측에 사죄하고 본가야구권을 다시 배웠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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