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기닷컴】 이미 몇 달 지난 이야기입니다만,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국내 제목 『하멜의 바이올린』)가 약 7년만에 부활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기억하는 독자가 많을 일본만화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국내 제목 『하멜의 바이올린』/와타나베 미치아키 작)의 신작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 ∼셸쿤치크∼』이 격주간잡지 『영강강』(스퀘어에닉스 발행) 2008년 2월 제 3호에서 연재 개시된 것인데요. 2007년 11월에 발매되었던 『증간 영강강 Vol.2』에 외전이 실리면서 작품의 부활이 예상되었지만 실제로 연재가 시작된 것입니다.
참고로 제목의 ‘셸쿤치크(Shchelkunchik)’는 러시아어로 ‘호두까기인형’이란 뜻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에 걸맞게,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발레 음악을 부제로 삼은 것이죠.
▲일본의 청소년 대상 잡지(제목에 ‘영(YOUNG)’ 자가 들어가는 잡지)는
표지에 만화 일러스트가 아니라 ‘그라비아 모델‘을 싣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강강』도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우측 하단부에 새로 연재되는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
일러스트를 넣었군요. (『영강강』/스퀘어에닉스 발행)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는 1991년부터 2001년까지 만화잡지 『소년 강강』에서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작품입니다.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전 37권의 장편으로 완성되었는데요. 사실 본래 게임회사로 더 유명한 주식회사 에닉스에서 발행되는 만화잡지 『소년 강강』은, 본래 연재작들 중 상당수가 어떤 식으로든 ‘게임 문화’와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 작품 역시도 게임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죠. 에닉스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임 중 하나인 『드래곤 퀘스트』를 제작한 회사로서, 현재는 주식회사 스퀘어와 합병하여 ‘주식회사 스퀘어에닉스’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의 특징은, 단순한 RPG게임 식의 ‘용자 스토리’를 벗어나 전형적인 RPG 스토리를 비틀어 개그화시키는 데에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황당할 정도로 거대한 바이올린을 연주하여, 동료인 여자아이를 조종(?)해서 적과 싸운다는 초반부의 설정은 그때까지의 ‘여자아이를 지키는 용감한 용사’라는 고정 관념을 전복시킴으로써 작품을 ‘개그’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정 관념을 비틀어 패러디함으로써 개그를 만들어내는 수법은 개그만화에선 매우 고전적인 편이지만,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는 그 범위를 뛰어넘어 패러디만화의 새로운 경지를 제시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만이 아니라 당시 『소년 강강』에 연재되던 타 작품, 즉 『마법진 구루구루』(국내 제목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에토 히로유키 작), 『돌격! 빳빠라대』(마츠자와 나츠키 작), 『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킨다이치 렌쥬로 작) 등이 함께, 게임적 센스와 패러디 감각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흐름을 개그만화 장르에 제시한 셈이죠.
그러고보면 『돌격! 빳빠라대』도 2006년 7월호부터 『코믹 렉스(Comic REX)』(이치진샤 발행)에서 신작 연재를 재개했습니다. 『역습! 빳빠라대』라는 제목인데, 전작 『돌격! 빳빠라대』의 200년 후를 그리고 있죠. 이런 식으로 고전 작품들이 부활하는 것은 벌써 꽤 오래된 일본만화의 새로운 경향인데, 고전 명작만이 아니라 보다 매니악한 작품들까지도 부활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 ∼셸쿤치크∼』도 『역습! 빳빠라대』와 마찬가지로 전작보다 세월이 지난 후를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전작의 캐릭터 일부와, 전작 캐릭터들의 이후 세대가 등장하고 있죠. 저 위 잡지 표지의 우측 하단에 실려 있는 일러스트를 보면, 작가의 그림체도 세월에 따라 많이 변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하멜른의 바이올린 연주자』와 『돌격! 빳빠라대』의 부활 연재가 어떤 작품으로 완성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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