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업무

[한국:기고] 조선일보에 쓴 『건담』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올랐습니다…만.

mirugi 2008. 2. 3. 02:04

【미르기닷컴】 지난 달 중순(2008년 1월 16일)에 써서 보냈던 기사가 2008년 2월 2일 토요일자 「조선일보」에 드디어 실린 모양입니다. 원래 1월에 실릴 예정이었으나, 얼마 전 신간을 낸 만화가 이원복 선생님 인터뷰 기사에 밀려; 게재가 미뤄졌는데, 이번에 나간 것 같습니다.

 

▲2008년 2월 3일, 포탈사이트 「네이버」 메인 화면.

(좌측 하단의 사진과 함께 올라 있는 「마징가가 아니라 건담에 열광하는 日」이란 기사.)

 

그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도 오른 것인데, 혹시나 오해가 있을지 몰라 이 자리에서 언급해두고자 합니다. 저 기사는 제가 본래 쓴 내용에서 상당 부분이 수정되어 있습니다. 제목부터 바뀌어 있습니다.

 

(잘 모르는 분도 적지 않은 듯 한데, 신문기사의 제목은 저같은 외부 필자나 심지어 기사를 쓰는 기자가 단 경우에도 최종 단계에서 자주 뒤바뀝니다. 소위 ‘데스크’라고 불리우는 상급자가 기사 제목을 바꾸는 경우가 상당히 많죠.)

 

 

이번 제 기사의 경우에는 제목 뿐 아니라 내용도 많이 바뀌었는데, 원래 제게 이 기사를 청탁했던 담당 기자와도 2, 3번씩 수정을 거쳐 최종 완성본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정본에서도 다시 대폭 변경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데스크를 거치면서 수정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정을 거치면서 제 의도와 달라진 부분이 적지 않은데, 일반 독자들은 별 신경 안 쓸지 몰라도 매니아들에게는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어차피 이런 종류의 기사를 주목하는 것은 주로 업계의 관련자나 매니아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이 자리를 통해 변경 전 기사 원문과 해당 기사에서 제가 쓰고자 했던 의도를 확실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우선, 제목인 「마징가가 아니라 건담에 열광하는 日」에 대해서인데요. 당초 제가 붙였던 제목은 「『건담』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였습니다. 뭐, 제가 봐도 바뀐 제목이 더욱 주목도가 높긴 하군요. 소위 말하는 ‘섹시한 제목’입니다. 기사 제목을 이렇게 바꿔 기사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것도 좋은 편집자(데스크)의 능력이죠. 그런 의미에서라면 바뀐 제목은 아주 좋은 변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일반 독자들에게라면 이 제목이 훨씬 낫다는 점은 분명하겠습니다만, 다만 한 가지, 아무래도 제가 일반 독자보다는 매니아들에게 인지도가 더 높다보니 혹시라도 기존에 저를 알고 있던 분들이 이 제목에 대해 오해를 할까 싶어서 확실히 해두고 싶습니다.

 

당초 제가 붙였던 제목이 「『건담』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였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는 이 기사를 쓰면서 어디까지나 『기동전사 건담』(1979년 작품, 소위 ‘퍼스트 건담’이라 불리우는)이 요새 다시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마징가 Z』와 『건담』의 비교는 그에 관한 설명을 하다 보니 나온 것이지, 이 기사의 주제가 『마징가』와 『건담』의 비교인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네요.

 

 


 

 

두 번째, 제가 쓴 기사 원문에는 『태권 V』의 ‘태’ 자도 나오지 않습니다. 애초에 이 기사를 청탁받았을 당시부터, “일본에서 최근 『건담』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원인에 대해 써달라”고 해서 그 청탁대로 썼던 것이라서요. 일본 사회의 현황을 설명하는 글이었기 때문에 『태권 V』 이야기가 나올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작년 흥행에 성공했던 『태권 V』 재개봉과, 최근 『태권 V』의 실사 영화화가 발표된 영향으로 덧붙여진 것이 아닌가 싶네요. 당초 제가 글을 썼던 1월에 그대로 나갔다면 굳이 추가되지 않았을 텐데, 2월로 밀리면서 그 사이에 『태권 V』 실사 영화화 발표가 있었던 점이 이런 변경을 가져온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우선 이 두 가지를 확실히 해두고 싶습니다. 물론 신문이란 매체가 본래 일부 매니아가 아니라 모든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편집부 측에서도 “저희 지면이 워낙 초급적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만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알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쓰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이 ‘섹시한’ 제목으로의 변경이나, 국산 작품이면서 바로 기사 게재 직전에 화제가 되었던 『태권 V』 관련 내용을 추가시킨 것 자체는 납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제가 쓴 글이 아닌 부분은 확실히 밝혀둬야 할 테니까요. 제가 쓴 기사에 문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비판을 감수할 수 있습니다만, 제가 쓰지 않은 부분에 대한 비판은 저로서도 받아들일 이유가 없습니다. 공식적인 매체를 통해 글을 발표하는 경우에는,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문책(文責)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분명히 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본래 매체에 발표한 글은 제가 쓴 것이더라도 제 블로그에조차 기본적으로 ‘펌질’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편집부 측에서 담당 기자와 저 사이에 합의된 내용에 대해 이후 다시 제게 문의없이 추가 변경을 하셨으니, 저도 제가 썼던 원래 기사를 발표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하여 본 블로그에 원래 기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원문과 게재된 기사를 직접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일본, 마징가 아닌 건담 로봇에 열광하는 이유 (2008.02.02/조선일보)

 

위가 신문에 실린 버전이고요. 제가 쓴 원문 기사를 담당 기자와 2번 정도 수정하여, 최종적으로 합의되었던 버전이 아래 글입니다.

 

 


『건담』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기구의 과학 포탈에는 ‘건담’을 실제로 제작할 경우 그 비용이 얼마나 될지 추산한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11월 일본 방위성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로봇 ‘건담’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전시 작품이 발표되기도 했다.

 

요즘 일본에서 이처럼 ‘건담’이 주목 받고 있는 까닭은 뭘까. 그 까닭으로는 이 작품이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로부터, 현대 일본 사회의 변화까지 생각해봐야 한다. ‘기동전사 건담’은 1979년부터 시작되어 80년대를 관통하며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건담’은 이전까지의 로봇 애니메이션에 비해 조금 더 차별화된 묘사로 인기를 끌었다. 소위 ‘리얼 로봇물’이라 불리는 장르를 확립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물론 ‘건담’ 이전의 로봇에는 전혀 리얼리티가 없고, ‘건담’은 리얼리티로 가득 찬 작품이란 의미는 아니다. ‘건담’ 이전의 대표적 로봇물인 ‘마징가 Z’만 해도 설정 상 그 시절 나름대로의 리얼리티를 여러 가지 부여하고 있었다. 다만 워낙 오래 전 작품이다 보니 대중이 그 나름의 고증에 대해 잘 기억 못할뿐이다.

 

‘건담’의 의미는 ‘리얼 로봇물’으로의 연결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는 데 있다. 수많은 후속작을 낳은 건담 시리즈의 첫 작품인 ‘기동전사 건담’에는 ‘슈퍼 로봇물(로봇의 무적성(無敵性)을 좀 더 강조하는 작품)’에 해당되는 묘사와 설정도 남아 있다. 그러므로 ‘건담’이 ‘리얼 로봇물’이라고 하여 내용 전부가 리얼리티를 갖고 있지는 않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요즘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건담’을 재평가하는 배경에는 ‘건담’의 ‘밀리터리적 리얼리티’가 있다. ‘건담’ 이전의 작품들에 로봇이 실제 ‘군사 무기’처럼 쓰이는 묘사는 약한 편이었다. 하지만 ‘건담’은 ‘우주전함 야마토’ 등의 흐름을 이어받아, 로봇이나 우주 전함을 가동시킬 때 탑승원들이 실제 군인처럼 행동하는 등 밀리터리적인 묘사가 잘 돼 있다. 또,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군을 염두에 둔 군복 및 각종 디자인, 그리고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무기 제원(諸元)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점에 착안한 로봇 제원 설정을 상세하게 한 것 등의 요소가 ‘건담’의 군사적인 사실성을 살리는 데 강력하게 작용한 것이다.

 

이런 ‘밀리터리적 리얼리티’는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서 1980년대를 규정짓는 하나의 조류가 됐다. ‘기동전사 건담’이 이런 조류의 시조로서 손꼽히고 있다는 점이 ‘건담’의 실제 부활(?)을 가능케 한 요인이 아닐까. ‘건담’의 밀리터리적 요소는 로봇물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 받는 ‘신세기 에반겔리온’에도 계승됐다. 곧 한국에도 개봉될 예정인 극장판 애니메이션 ‘에반겔리온: 서(序)’에서도 복잡한 전문 용어로 가득한 대사와 어려운 개념이 나열되어 있다. 전문 용어들이 극(劇)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기동전사 건담’이 등장한 시기에 있다. ‘건담’이 일본에서 첫 방영된 것은 1979년이고, 1980년대 내내 극장판과 후속 TV판이 인기를 끌었다. 즉 ‘건담’을 즐긴 세대는 1979년부터 1980년대 초반에 아동~청년기를 보낸 1960~70년대 생이다. 이 세대는 현재 사회에 나와 경력을 갖춘 30대 중반~40대 중반의 나이에 도달해 있다. 어째서 ‘건담’이 이제 와 ‘건담’ 이전의 작품들보다도 더 주목 받는가 하는 데에는, 이러한 세대적 문제도 있다. 즉, 정부나 각 기관에서 이런 기획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어렸을 적에 본 작품이 ‘마징가 Z’가 아니라 바로 ‘건담’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마징가 Z’가 일본보다 늦은 1970년대에서야 인기를 끌었고, ‘기동전사 건담’은 아예 TV에서 방영되지 않았다. 1990년대 이후에야 ‘건담’ 시리즈의 후속 작품들이 공중파와 케이블을 통해 TV 방영됐을 뿐, 국내에서의 ‘건담’ 인기는 애니메이션 보다 완구나 설정 자료 서적에 더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일본의 ‘건담’에 대한 회고 붐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의 세대적, 문화적 배경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다.

 

또, 일본에서 ‘마징가 Z’에 대한 회고 붐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이미 1990년대에 게임 ‘슈퍼 로봇 대전’ 시리즈나 완구 ‘초합금 혼’ 시리즈 등을 통해 유행했다. 이제 2000년대 말에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그 다음 조류인 ‘건담’ 시리즈로 회고의 대상이 옮겨갈 타이밍인 것이다. 지금 일본 사회에서 ‘건담’이 다시 주목받는 원인은, 이처럼 ‘건담’이 1980년대 일본을 관통한 시대적 아이콘이었다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

 

선정우(만화 칼럼니스트, 출판기획사 코믹팝 엔터테인먼트 대표)


 

 

아, 참고로 ‘슈퍼 로봇물’이란 용어에 붙어있는 ‘로봇의 무적성(無敵性)을 좀 더 강조하는 작품’이란 설명은 담당 기자가 쓰신 부분입니다. 저는 그냥 습관적으로 ‘슈퍼 로봇물’이라고 써버렸는데, 생각해보니 이런 전문용어(?)를 일반 독자가 알 턱이 없겠죠. 그래서 저렇게 설명을 붙여주셨던데, 지면 한계로 인해 분량 상 저렇게 짧은 한 마디로 설명할 수밖에 없으니 저 정도 설명이라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싶어서 저도 그대로 OK했습니다. (그런데 그 문장도 실제 게재된 기사에서는 좀 바뀌어 버렸네요.)

 

어쨌거나, 상기 원문에도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아직 꽤 남아있지만, 신문이란 지면이 워낙 분량 제한이 심한 공간이란 점을 감안하여 최대한 짧게 설명하려니 이 정도로 마무리지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게재된 기사는 이것과도 너무 차이가 크네요.

 

 

애초에 신문이란 매체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충분히 납득하고 있습니다. 보다 전문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여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신문, 그것도 일간지보다는 아무래도 잡지라든지 기타 다른 매체의 역할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는 기사를 써야 한다는 신문의 ‘지상 명제’ 자체에는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건에 대해서 이처럼 입장을 밝혀두는 이유가 제 글을 편집부에서 마음대로 바꿨기 때문은 아니라는 점도 아울러 밝혀두고 싶네요. 전 별로 제 글의 문장 하나하나에 집착을 하여 ‘한 글자도 바꾸면 안 된다’고 고집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 점은 별로 문제삼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어쨌거나 저는 제가 쓰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질 수가 없기 때문에, 제가 쓴 내용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는 점을 밝혀두기는 해야겠다는 것이죠.

 

 


 

저는 ‘『건담』이 '로봇을 군사 무기로 쓸 때의 가상 현실성'을 강조한 최초의 로봇 애니메이션’이란 말도 하지 않았고(저는 개인적으로 ‘최초’라는 말은 함부로 쓰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건담 이전의 로봇 만화에서 로봇은 거의 무적(無敵)의 존재로, 조종사는 영웅적 존재로 그려졌다’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물론 최근 극장에서 개봉한 '에반게리온 서(序)'와 같은 작품에 비교하면 건담에 나온 현실성은 투박하기 짝이 없다’는 말도 당연히 하지 않았고요. 정작 제가 한 말은 오히려 『에반겔리온』이 『건담』의 ‘밀리터리적 리얼리티’를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정반대의 내용이잖습니까. 이런 부분은 게재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저에게 확인만 했더라도 수정되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일본 만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건담은 소위 '리얼 로봇'이라는 흐름의 시조로 추앙받는다’는 부분도 조금 걸리네요. 이 문장 자체는 사실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그런 ‘대세’와는 달리 『건담』을 ‘리얼 로봇물의 시조’로 보는 의견에 쭉 반대해왔거든요. 과거 제가 PC통신 등에 발표했던 글을 아시는 분이 혹 이 기사를 읽는다면, 제가 기존에 주장해오던 내용을 바꾼 것으로 오해할까 걱정됩니다. 그래서 제가 쓴 원문에서는 ‘『건담』의 의미는 ‘리얼 로봇물’으로의 연결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는 데 있다’는 식으로 순화(?)시켜둔 것인데 말이죠…. 『건담』을 리얼 로봇물의 시조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제 주장이 아직까지는 소수 의견이니까 그렇게 직접적으로 쓸 수는 없고, 그렇다고 제 의견을 굽힐 수도 없어서 고심끝에 쓴 표현인데 저런 식으로 바꾸면 조금 곤란하겠죠.

 

 

‘로봇을 무기로 사용하는 상황을 현실적으로 시도한 첫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이것도 조금 이의가 있을 수 있겠네요. 그런 상황을 ‘시도’한 작품은 『건담』 이전에도 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사실 그렇기 때문에 ‘최초’나 ‘첫’과 같은 표현은 함부로 쓰면 안 되는 것인데…. 일반 독자들은 그런 직접적 표현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부러 저렇게 바꾼 것 같은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설명이 부정확해지면 더 곤란한 것 아닌가 합니다.

 

‘이런 '현실성' 때문에 건담은 다른 로봇에 비해 '실제 만들 수 있는 로봇'이란 오해(?)를 샀고, 이것이 지금 일본의 로봇 제작에 건담이란 이름이 따라붙는 이유다’…와 같은 내용은 개인적인 감상이랄까 주장인데, 저런 주장을 제가 한 적이 없는데 제 이름을 걸고 기사가 나가면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저 감상은 (아마도 이 기사를 수정하셨을) 데스크 혹은 기자 분의 감상일 테니, 그 분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쓰셔야겠죠. 사실 이 정도가 되면 편집부로서 가능한 수정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느낌도 듭니다. 언제 누가 『건담』을 ‘실제 만들 수 있는 로봇’이라고 오해한 것인지를 저는 잘 모르겠거든요.;;

 

‘일본에서 마징가에 대한 회고는 이미 지나간 유행이다’라는 표현도 조금 애매하군요. 제가 쓴 글은 ‘일본에서 ‘마징가 Z’에 대한 회고 붐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이미 1990년대에 게임 ‘슈퍼 로봇 대전’ 시리즈나 완구 ‘초합금 혼’ 시리즈 등을 통해 유행했다. 이제 2000년대 말에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그 다음 조류인 ‘건담’ 시리즈로 회고의 대상이 옮겨갈 타이밍인 것이다’였습니다. ‘회고 붐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라는 긍정적인 표현을 ‘이미 지나간 유행이다’라고 부정적으로 바꿔놓으니, 『마징가』 팬이 보면 기분나쁠 수 있겠는데요.

 

 

이런 문장 표현 하나하나가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전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저로서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문장을 쓰기 마련인데, 편집부에서는 그런 사정을 잘 모르니 그저 일반 독자들이 읽기 편한 점만 생각해서 글을 바꾸게 되죠. 그러니까 바꾼 후에 필자에게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인데, 이번에는 확인을 하고 합의한 최종 버전을 다시 한 번 대폭 수정하는 과정에서 제게 확인을 하지 않아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미 기사는 나갔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저는 또 제 나름대로 이와 같이 사정을 설명해두고자 합니다. 별로 편집부에 항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렇게나 대폭 수정되었으니 저 기사의 문책(文責)은 제가 질 수 없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해둬야겠다는 생각입니다.

 

ⓒ2008 [mirugi.com] http://mirugi.com/

주제 : [Why] 마징가가 아니라 건담 로봇에 열광하는 일본 [미디어다음]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