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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강연] 도쿄공예대 이벤트 팜플렛에 실린 강연과 심포지엄 소개.

mirugi 2007. 11. 30. 19:52

[미르기닷컴] 지난 2007년 11월 4일과 5일, 일본 도쿄공예대학교에서 열린 「열려라! 미디어─일·한 미디어예술의 현재 2007」라는 이벤트에서 강연과 심포지엄에 참가한다는 소식은 지난달에 이미 전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벤트 팜플렛에 실린 제 강연과 심포지엄 부분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도쿄공예대 「열려라! 미디어─일·한 미디어예술의 현재 2007」 팜플렛.

  

 


 

 

「열려라! 미디어─일·한 미디어예술의 현재 2007」에는 한국에서 저 이외에도 『괴물』『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과 『마리이야기』『천년여우 여우비』의 이성강 감독, 숭실대학교 교수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규정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도쿄공예대 교수이자 단편애니메이션 작가인 후루카와 타쿠 감독, 「코믹 번치」에서 『인카운터∼조우∼』란 작품을 발표했던 만화가 유니트 코노하나 사쿠야씨(중의 남자 작가 한 명만), 그리고 와세다대학 교수이자 미디어아트 평론가인 쿠사하라 마치코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우선 저는 만화가 코노하나 사쿠야씨와 함께 「일한 만화의 현재」란 강연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한국과 일본의 만화, 특히 온라인 만화에 관한 강연이었습니다. 코노하나 사쿠야씨도 「코믹 번치」 등 잡지에서 만화를 연재했습니다만, 일본의 작가로서는 특이하게 온라인에서 만화를 발표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분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현재 일본에서 온라인을 통해 만화를 발표하는 케이스는, 거의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통한 공급이 되고 있다더군요. 코노하나 사쿠야씨를 비롯하여 현재 일본에는 휴대전화에서 신작 만화를 발표하는 케이스도 상당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에서 발표한 신작이 단행본화되는 경우도 많아졌고요.

 

 


 

 

 

이것은 저와 쿠사하라 마치코 교수, 김규정 교수, 후루카와 타쿠 교수, 이성강 감독 등이 참가한 심포지엄 「열려라! 미디어─일·한 미디어예술의 현재 2007」입니다. 심포지엄 타이틀이 이벤트 전체의 제목과 동일했습니다.

 

저는 물론 한국의 만화 사정에 대해 설명했고, 이성강 감독이 한국의 애니메이션 관련된 발표를, 김규정 교수가 한국의 미디어아트에 관련된 발표를 했습니다. 일본 분들은 각각 일본 파트를 맡았고요.

 

 

이 심포지엄이 끝난 후에 이어서 봉준호 감독의 「한류 영화 속에서」란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저도 청중 속에 앉아서 들었는데, 봉준호 감독의 이야기도 흥미롭다고 느꼈지만 그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쿄공예대 준교수라는 니시무라 야스히로씨였습니다. 이 분은 한국영화만을 특별히 매우 많이 본 한국만화 전문 평론가인 것은 아닌 듯 하던데, 그러면서도 봉준호 감독 작품은 거의 다 섭렵한 것 같았습니다. 이 날 강연을 위한 준비도 있었겠고, 전부터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 작품에 대한 상당히 정확한 해석, 그리고 나아가서는 그 ‘봉준호 감독 영화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 한국영화에 대한 시선에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 평론가들의 레벨에 놀랐던 경험이 한두 번은 아니긴 합니다만, 그냥 레벨이 높다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열심히 한’, 혹은 ‘게으름을 피우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 싶어서 깜짝 놀랐다는 것입니다.

 

평론가에게 있어서의 ‘공부’란, 다름이 아니라 작품을 많이 접하고, 타인의 연구 결과나 발표된 평론·연구 서적을 놓치지 않고 섭렵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인 연구자들이 그동안 한국 문화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가, 이처럼 단시일 내에 많은 축적을 이뤄놓는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도 좀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강연과 심포지엄은 제게도 도움이 된 경험이었습니다.

 

▲팜플렛에 실린 제 프로필. ‘선정우’를 카타카나와 한자로 표기해놓고 있습니다.

그 위에는 이성강 감독, 후루카와 타쿠 감독의 프로필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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