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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 행사’의 새로운 대안, 《온리전》:②온리전 관계자 인터뷰.

mirugi 2008. 9. 25. 19:57

「이미지(iMage)」 제9호(2008년 3월 1일):【특집】iMage가 나아갈 길

▶기획특집기사:한국의 문화 콘텐츠 현황

 ‘동인 행사’의 새로운 대안, 《온리전》:②온리전 관계자 인터뷰

http://www.ani.seoul.kr/webzine/articleView.jsp?IDX=115

 - 앞글에 이어서 계속 한국의 동인행사 ‘온리전’들에 관한 내용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온리(only)전’이란 특정 장르에 국한된 소규모 동인지 판매전을 말하는데요. 〈코믹월드〉가 거의 독점하고 있는 국내의 동인행사에 있어, 최근 들어 꽤 많이 자연 발생되면서 서서히 그 저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온리전을 주최해본 경험자들에게 직접 인터뷰를 감행해보았습니다. 〈『프린세스 츄츄』 온리전〉과 〈『해리포터』 부모님세대 온리전〉, 〈『라그나로크 온라인』 온리전〉, 〈『천원돌파 그렌라간』 온리전〉의 개최자와 참가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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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 행사’의 새로운 대안, 《온리전》:②온리전 관계자 인터뷰

기획특집기사:iMage가 나아갈 길

강정구 씀

9호(2008년 3월 1일 발행) 기사

 

 

■ 살아가자 님 (〈프린세스 츄츄 온리전〉 주최자)

 

────어떻게 『프린세스 츄츄』의 《온리전》을 열게 되셨습니까?

 

맨 처음 동기는 ‘동인지 발매 촉진’이었습니다. 동인지는 팬이 작품을 감상하고 소통하는 가장 큰 창구 중 하나인데, 『프린세스 츄츄』같은 경우 작품이 유명하지 않았고 수요가 적어서 온리전이 열리기 전까지는 국내에서 제작된 동인지가 단 4권 뿐이었어요. 〈코믹월드〉 같은 거대 행사에서는 같은 『츄츄』 팬들끼리도 만나기 어렵지만, 《온리전》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츄츄』 팬일 테니까 수요와 공급을 극대화로 일치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걸 믿고 동인지도 만들 수 있고요.

 

하지만 기획을 진행하다보니 이것이 단순히 동인지 판매전이 아니라 팬들의 축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같은 것을 좋아하는 팬들끼리 “우리는 이런 것을 좋아한다”고, 묻어두었던 감정을 공유하고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은 《온리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거리낌 없이 『츄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 작품의 세계를 작은 회장 안에 재현할 수도 있고, 작품의 대사를 응용해서 개그를 해도 모두 알아듣고 웃을 수 있는…. 일상에는 절대로 즐길 수 없는 흥겨움이 있지요.

 

 

────행사를 추진하면서 어떤 애로 사항들이 있었습니까?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나, 이벤트와 판매전의 비중 맞추기, 예산 적자 안 내기 등 소소한 문제들은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홍보입니다. 작은 규모로 열릴 수밖에 없는 《온리전》은 홍보가 생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정 수 이상의 팬이 모이지 않으면 동인지 판매전으로서 생명력을 잃기 쉽거든요. 특정 작품의 《온리전》은 올 사람이 뻔히 정해져 있는 행사이고, 그 팬층이 갑자기 늘어날 리가 없는 한 존재하는 팬들을 되도록 전부 끌어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하지만 대형 커뮤니티가 와해되고 동인계도 갈수록 파편화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장소가 온라인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루리웹〉이나 〈DVD프라임〉 등과 같은 거대 커뮤니티가 동인계에는 없잖아요. 따라서 홍보할 만한 공간, 광장 역할을 하는 곳이 없는 셈이죠. 그래서 홍보 기간을 충분히 두고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총동원했습니다. 《온리전》 홍보를 위해 「한국 역대 온리전 리스트」까지도 만들어서 게시했어요. 그런 자료를 만들어두면 《온리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검색해서 찾아올 테니까요.

 

【계속 읽기】

 

▲〈백합제〉 온리전에 설치된 전언판. (촬영:cy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