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기닷컴】 지난 2008년 7월 30일, 픽사(PIXAR)의 최신작 애니메이션 『월-E』의 언론시사회가 있었습니다. 미국 개봉 당시 워낙 호평을 받고 있었기에 상당히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걸작이었습니다. 『다크 나이트』에 이어, 2008년 올해에 제 개인적인 평가가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과 어긋나지 않았던 또 하나의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다만 조금 신경쓰이는 점은, 『월-E』가 애니메이션이고 애들이 좋아할 것 같은 디자인의 로봇이 등장한다는 점 때문에1 아이들용 작품인 것처럼 홍보되고 있는 듯 하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월-E』를 봐야 하는 것은 아이들보다도 어른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특히나 젊은 연인들이라면 8월에 함께 봐야할 작품으로 단연 『월-E』를 추천합니다. 실수로라도 『미이라 3』를 선택하진 말기 바라고요.;
(『미이라 3』는 온가족이 함께 간다면 모를까, 약간 위치가 애매한 작품이었습니다. -_- 『디워』나 다를 바 없다는 평가는 솔직히 거짓말이 아닙니다.; 나쁘다는 얘긴 아니고, 『디워』처럼 가족 관객이 아이들 데리고 가서 보긴 좋을 수 있으나 젊은이들이 가서 보면서 만족하긴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한다는 것이죠.)
▲『월-E』 홍보용 전단지. (2008.07.30/촬영:mirugi)
아무튼 『월-E』는 제가 지금껏 본 애니메이션 작품 전체에서도 상당히 높은 위치를 점하는 걸작이었습니다.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러브스토리. 디즈니와 픽사가 만들어낸 최고의 파트너십이랄까요. 인간이 한 명도 남지 않은, 쓰레기로 뒤덮인 미래의 지구에서 주인공 두 로봇, 월-E와 이브가 펼쳐내는 이야기는 실로 감동의 연속입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 범위 안에서 약간만 내용 설명을 해보죠. (어차피 내일─아니 이미 오늘이군요─ 개봉이기도 하고….)
본래 월-E는 쓰레기로 뒤덮인 지구를 청소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수가 제작되어 작동을 시작했으나, 장구한 시간 속에서 대부분의 월-E가 고장나고 단 한 대만 남아 마지막까지 자신의 임무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오랜 기간 속에 약간은 이상해져버린; 것 같은 마지막 월-E의 친구는, 지구 멸망 후에도 남을 것이라는 바퀴벌레 한 마리 뿐.
그런 월-E의 너무나도 긴, 외로운 일상 속에 이브는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되는 두 로봇의 미묘한 감정선. 이브를 향한 월-E의 무한한 시선 속에서도 이브는 프로그램된 임무에 열중하고….
…이렇게 이어지는 줄거리는 정말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습니다. 이 정도로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는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가서 보지 않으면 후회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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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1986년 설립된, CG를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주특기로 하는 미국의 영상 제작회사입니다. 일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본래는 1979년 루카스 필름사가 뉴욕 공과대학에서 현 픽사 사장인 에드윈 캣물을 고용하여 설립했던 컴퓨터 애니메이션 부문이 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전신이라고 하네요. 그것을 1986년에 당시 애플컴퓨터에서 퇴사했던 스티브 잡스 등이 1000만달러에 매수하여 ‘픽사’란 이름을 붙이고 독립회사로 만든 것이죠.
당초에는 컴퓨터그래픽스 제작용의 전용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고급 하드웨어 제조회사였습니다. 그 고객 중의 하나가 디즈니였던 것인데, 당시 디즈니는 종래의 수작업에 의한 애니메이션 작화 수법을 컴퓨터 소프트를 이용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바꾸고 싶어했습니다. 그런 두 회사의 의향이 서로 맞아, 1995년 결국 디즈니와 픽사는 공동제작 형식으로 세계 최초의 풀 3D CG에 의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인 『토이 스토리』를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3년에는 『니모를 찾아서』로 드디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게 되죠.
◆픽사 공식 사이트
현재 월트디즈니 컴패니의 완전 자회사인 픽사는, 『토이 스토리』 개봉 후인 1997년에 이후 10년간 5작품을 공동 제작하여 제작비와 흥행수입을 균등하게 2등분한다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1999년 『토이 스토리 2』를 제작하면서부터 양사에는 불협화음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본래 『토이 스토리 2』는 비디오용 작품으로 제작이 개시되었기 때문에, 당초에는 ‘이후 10년간 5작품’이라는 조건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작 중에 『토이 스토리 2』가 극장용 작품으로 승격되었고, 픽사 측에서는 이 작품을 5작품 중 하나로 하자고 요구했으나 디즈니가 거부했던 것이죠.
이에 따른 양사의 불협 화음은, 2004년 9월 당시 디즈니의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가 2006년 9월 임기 만료를 기점으로 디즈니 CEO에서 퇴임할 것이라는 발표와 함께 협의가 재개됩니다. 그리고 2006년 1월, 디즈니의 신 CEO 로버트 아이거와 픽사 CEO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가 2006년 여름까지 픽사를 매수한다는 것에 동의하면서,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2006년 5월 5일부러 픽사는 디즈니의 완전 자회사가 되었으며,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의 필두주주 겸 이사로 취임하게 되었죠.
참고로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995년 『토이 스토리』
1998년 『벅스 라이프』
1999년 『토이 스토리 2』
2001년 『몬스터 주식회사』
2003년 『니모를 찾아서』(제76회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2004년 『인크레더블』(제77회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2006년 『카』
2007년 『라따뚜이』(제80회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2008년 『월-E』 ←지금 여기
2009년(예정) 『업』
2010년(예정) 『토이 스토리 3』
어느 작품도 재미있지만, 이번 『월-E』만큼은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의 하나입니다. 제 관점에서는, 서양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픽사’를 논하게 된다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애니메이션이라고 봅니다.
ⓒ2008 [mirugi.com] http://mirugi.com/
- 벌써부터 아이들용 완구가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더군요. 물론 완구들 자체는 상당히 퀄리티도 높고, 개인적으로도 사고 싶습니다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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