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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 2008》 개막작:애니메이션 『바시르와 왈츠를』.

mirugi 2008. 7. 31. 18:11

【미르기닷컴】 다음은 이번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스라엘 감독의 애니메이션 『바시르와 왈츠를』에 관한, [미르기닷컴] 제공 기사입니다.

 

바시르와 왈츠를
감독 아리 폴먼 (2008 /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출연
상세보기

 

◆『바시르와 왈츠를』 공식 사이트

http://www.bashir2008.com/

 

 


 

 

▲《PIFAN 2008》 개막작 『바시르와 왈츠를』 포스터.

(※위 화상은 『바시르와 왈츠를』 국내 보도용으로 배포된 포스터입니다.)

 

 

『바시르와 왈츠를』은, 2008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이스라엘·독일·프랑스 3국 합작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러닝타임은 90분. 아리 폴만 감독.

 

 

어느 날, 옛 친구와 함께 술집에 들른 영화감독 아리는 계속 반복되는 친구의 악몽에 관해 듣게 된다. 매일 밤 친구의 꿈속에 어김없이 등장해 그를 쫓는 정체 모를 26마리의 사나운 개들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아리는 자신에게도 이상한 증상이 있다고 고백한다. 26년 전 군복무 시절 특정 시기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이다.

 

아리는 그 시절의 친구들을 찾아 외국까지 방문해가며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면서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의 비밀을 더 깊이 파헤쳐갈수록 자신의 기억은 초현실적인 이미지의 형태로밖에 떠오르지 않지만, 동료들의 기억은 하나씩 하나씩 선명하게 관객에게 1982년 당시의 전장을 보여준다.

 

 

1982년 이스라엘은 내전으로 혼란에 빠진 레바논을 침공한다. 레바논에 본거지를 두고 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축출하고 친이스라엘 기독교도 정권을 옹립하기 위해서였다. 19살 아리는 1970년대 자신이 어렸을 때의 전쟁을 기억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쟁은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집밖에 두지를 못했다. 하지만 ‘전장’에서는 옛 원수였던 독일에서 나온 포르노테이프에 탐닉하는 장교가 있고, 후방에는 ‘전쟁’과 전혀 무관한 소비의 거리와 나이트클럽의 율동이 펼쳐진다. 아리는 가치관 혼란에 빠져 든다….

 

아리는 결국 자신이 뭘 했는지를 알아내지 못한다. 거기에는 전장 경험에서 생긴 트라우마(trauma)로 인해 기억하기 싫어하는 마음과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의 혼란스러운 대립이 있었던 것이다. 영화의 대사처럼 기억은 살아있는 것이며 항상 변하는 것이고 사람들의 편리에 따라 쉽게 조작된다. 그들은 그날 그 사건을 목격했지만 기억이 그 사실을 부정한다.

 

영화는 1982년 레바논 침공 당시, 기독교 민병대가 이스라엘군의 묵인 하에 벌인 무슬림 난민학살 현장이라는 종착점에 가 닫는다. 당시 국방장관으로 레바논 침공을 주도하고, 난민학살을 방관했던 아리엘 샤론 전 총리에게도 책임이 없는가를 묻는데, 계란 프라이를 먹으며 지휘관들과 통화하던 백발중년인 샤론 전 총리가 딱 한 장면 나온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학살현장 다큐멘터리 영상은 이스라엘의 양심을,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감독 아리 폴만은 자전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4년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했으며,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여 가장 먼저 화제가 되었다. 아리엘 샤론 전 총리는 뇌출혈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 2006년 은퇴했고, 후임 총리는 2007년 헤즈볼라 게릴라 소탕을 내걸고 레바논에 대한 제2차 파상공격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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