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기닷컴】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옛날에 모아두었던 잡지 분철을 찍어보았습니다. 의외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사실 본격적으로 ‘만화 매니아’(?)가 된지는 얼마 안되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만화를 좋아하긴 했으나 다른 소설이나 일반서적도 많이 읽었고, 대중가요나 팝음악도 좋아하는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취미를 갖고 있었죠. 애니메이션이나 게임도 좋아했고요. 별을 관측한다든지 공룡이나 역사 등등…, 어린 시절 다들 좋아하던 것을 전부 다 좋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막 시작되었던 프로야구의 어린이회원으로 가입한다든지, 완구도 여러 종류를 모았고 우표수집이나 동전수집도 했었고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1980년대 초반까지 만화에 대해서는 그냥 다른 일반적인 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좋아하던 정도였습니다. 1986년에 집이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만화에 대해 그 정도로까지는 애정이 없었던 나는 그때까지 모았던 「보물섬」「소년중앙」「새소년」「소년경향」 등등의 만화잡지를, 내 손으로 전부 다 버리고 왔습니다.
가끔 보면 어렸을 적부터 만화를 사랑하던 분들은 부모님이 어릴 적에 모으던 만화책을 전부 다 버린 것이 아쉽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저는 이사가는 데에 귀찮아서 단행본 일부만 갖고 왔을 뿐 잡지는 저 스스로가 버리겠다고 결정했던 것이죠. (단행본을 버리기도 했고요.)
그러나 그 와중에도 몇몇 재미있게 보던 작품은 왠지 아깝게 느껴져서, 분철을 해서 보관하게 되었는데요. 그게 지금까지 남아있다는 얘기죠….
그 후, 1988년 11월에 한국 최초의 순정만화 잡지 「르네상스」가 창간하면서부터 만화에 대한 제 관점이 본격적으로 바뀐 것입니다. 실제로는 「르네상스」의 1988년 12월 창간 제 2호를 제가 샀던 것이 1989년 1월이었으니 그때부터입니다만. (창간호는 나중에 「르네상스」를 출판하던 도서출판 서화에 문의해서 재고를 구매.)
이 시점에서부터 ‘잡지를 포함한 모든 만화책을 전부 다 버리지 말고 남겨두자’고 생각하게 되었고, 만화 단행본도 가끔씩 사는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엄청나게 사들이게 된 것이죠. 그래서 이때부터는 분철이 아니라 잡지 본체를 아예 전부 모아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90년에 접어들면서 일본어로 된 소위 ‘원판 만화’를 대량으로 사기 시작했고, 그것이 현재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후로 드디어 타 분야의 서적이나 음악 등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줄어들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집중하게 된 것입니다.
▲코믹팝 사무실의 전경 2. 이쪽은 한국만화 잡지를 꽂아놓고 있는 서가.
「댕기」나 「소년 챔프」「투유」「터치」 등이 보인다. (2009.03.11/촬영:mirugi)
그러니까 제가 만화 분야에 매니아(?)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아무리 거슬러올라가봐야 1989년 1월에 「르네상스」 1988년 12월호와 1989년 1월호를 동시에 구매한 이후인 것이죠. 혹은 (정확하진 않지만) 1990년 경에 반포 고속터미널 상가의 모 서점에서 『시끄러운 녀석들』 단행본을 구매했던 시점이고요. 그러니까 잘해봐야 20년 정도밖에(?) 안된 셈입니다. 매니아라고 해도 별로 오래되지 않았다는 얘기죠.
어쨌거나 그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차후에 기회가 된다면 하기로 하고, 본론으로 돌아가서 1986년까지 구매했던 「보물섬」이나 「소년중앙」, 「새소년」 등의 잡지, 그리고 1988년에 잠깐 구매했던 「만화왕국」은 지금까지 보관하지 않고 분철한 일부 원고만 갖고 있습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1988년 「르네상스」와 「아이큐점프」 이전 잡지들은 전부 그 이후에 다시 새로 구한 것들이죠….)
그렇게 분철해서 모아놓은 원고를 드디어 요 몇 년간에 제대로 클리어파일 등에 정리해놓았는데요. 그 파일 중에서 몇 작품을 조금씩 공개해볼까 합니다.
우선 맨 먼저, 「보물섬」에 연재되었던 『다이아몬드 하니』입니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화되었던 유명 작품 『달려라 하니』와 『날아라 하니』의 후속타로 연재가 시작된 작품인데요. 1980년대 아동만화 잡지를 중심으로 활약했던 남성 순정만화가 3인방, 즉 이진주, 김동화, 차성진씨 중 한 분인 이진주씨의 인기 캐릭터 ‘하니’가 등장하는 시리즈입니다. 『달려라 하니』와 마찬가지로 하니와 홍두깨 선생님이 나오고 있죠.
▲월간 아동만화 잡지 「보물섬」에 연재되었던 『다이아몬드 하니』(이진주) 연재 제 1회.
이진주씨의 인기 캐릭터인 하니와 홍두깨가 첫 시작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덧붙여서 잡지를 보관해두면 좋은 점이, 이렇게 컬러 페이지를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
(2009.04.01/촬영:mirugi)
(※이 사진은 mirugi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을 촬영한 것으로,
이 원고의 저작권은 만화가 이진주 선생님께 있습니다.)
이진주씨는 잡지에 연재했던 『달려라 하니』『날아라 하니』『다이아몬드 하니』 등의 작품 외에도 당시 대본소에서 『하니의 동그라미 사랑』『하니의 서울행 티켓』『하니야 하늘땅 별땅』 등 수많은 ‘하니’ 시리즈로 인기가 높았는데요. 대본소에서 발표했던 작품들에 비해 「보물섬」 등의 잡지 연재작은, 아동잡지여서 그랬는지 독자 타겟이 비교적 약간 저연령층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달려라 하니』로 대표되는 아동용 순정만화(이 경우에는 사실 ‘순정만화’라는 카테고리에 포함시킬지 어떨지도 약간 고민이 되지만)와 『하니의 동그라미 사랑』『하니의 서울행 티켓』 등 대본소의 청소년 대상 순정만화 양쪽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럼, 그렇게 분철해서 보관 중인 『다이아몬드 하니』의 내용을 약간만 공개해보겠습니다. 이 원고들의 저작권은 물론 이진주 선생님께 있고, 개인적으로 보관 중인 것을 일부만 촬영한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사진을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사진을 멀리서 촬영하여 가로 500픽셀이라는 작은 크기로 올려둡니다. 또한, 이 정도는 인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혹시라도 저작권자인 이진주 선생님 측에서 문제 제기가 있으면 이 사진들은 전부 삭제하겠습니다. 작품을 보고 싶은 분은 이후 본 블로그에서도 공지를 하게 될 [미르기닷컴] 만화 데이터베이스의 만화 도서관(?)에 찾아오시길….)
▲월간 아동만화 잡지 「보물섬」에 연재되었던 『다이아몬드 하니』(이진주) 각화 내용.
다이아몬드를 찾아가는 하니와 홍두깨의 이야기. (2009.04.01/촬영:mirugi)
(※이 사진은 mirugi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을 촬영한 것으로,
이 원고의 저작권은 만화가 이진주 선생님께 있습니다.)
…불행히도 연재 마지막 부분까지 다 모으지 않은 채 이사를 계기로 만화 잡지 구입을 중단했기 때문에, 분철해둔 원고도 완결까지는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데, 아직 『다이아몬드 하니』는 단행본 등을 구매하지 못해서 모르겠네요. (단행본이 나오긴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요요코믹스 등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으니, 단행본이 나왔다고 해도 대본소용이었겠습니다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찾아보려고 생각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진주씨의 대본소용 작품들 중에 『하니와 황태자의 사랑』『하니를 백작 품에』『하니와 호라스의 왕자』 등은 나중에 서점용 단행본으로도 복간이 되었는데, 『다이아몬드 하니』『하니와 동그라미 사랑』『하니의 서울행 티켓』『하니야 하늘땅 별땅』 등은 복간이 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라고 쓰다보니 『하니야 하늘땅 별땅』도 재판이 나왔던 적이 있었군요. …게다가 내가 옛날에 썼던 글에 나와 있잖아! (……)
◆관련글:『네라와레타 가쿠엔』&『하니』 시리즈. (2001.05.30/[미르기닷컴])
http://mirugi.com/k/somo/peo/ktapj092.html
내가 쓴 글도 8년 지났다고 벌써 잊어버리다니…. -_-
아무튼 『하니와 황태자의 사랑』『하니를 백작 품에』『하니와 호라스의 왕자』『하니야 하늘땅 별땅』까지는 서점용 단행본이 나온 적이 있었다는 결론이군요.;;
…게다가 지금 찾아보니 이것들은 전부 서점용판으로 내가 갖고 있었잖아!;; 이거야 도대체….;; 역시 갖고 있는 만화책이 2만권이 넘어가다 보면 세세하게 정확히 뭘 내가 갖고 있고 안 갖고 있는지 구분이 안 간다는…. -_- (그러니 맨날 중복 구매를 할 수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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