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필드』 언론시사회에서 나눠준 보도자료. 왼쪽에 있는 것은 영화티켓.
▲용산CGV에 설치되어 있는 『클로버필드』 홍보물. (2008.01.15/촬영:선정우)
일단 당초 알려진 바대로 『클로버필드』는 주인공들이 가정용 비디오카메라(캠코더)로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한 영화였습니다. 그 부분은, 개봉 전부터도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를 연상케 한다고 일컬어지던 그대로였습니다. 덕분에 영화 초반부에서는 관객들의 ‘멀미’를 상당히 유발시킵니다. 『클로버필드』를 보러 가실 분 중에서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초반부의 멀미나는 영상에서 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클로버필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가정용 비디오카메라로 촬영된 화면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눈치빠른 사람이라면 당연히 예상했겠지만 『클로버필드』작중에서 괴수의 본 모습은 거의 제대로 화면에 비쳐지지 않습니다. 다만 유일하게 딱 한 장면, 괴수의 정면 얼굴이 어느 정도 자세히 비쳐지는 부분이 있긴 한데, 그래봤자 가정용 비디오카메라 화면이고 괴수가 워낙 거대하여 전체 모습을 상세히 보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차후에 DVD 출시가 되고 나면 정지화면으로 살펴볼 수 있겠지만,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상세히 살펴볼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괴수의 모습이 아예 별로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괴수가 계속해서 화면에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고, 헬기를 통해 공중에서 대강의 전체 모습을 비추기도 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다 보면 괴수의 전신은 대략 알아볼 수 있습니다.
괴수의 형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과도 비슷한 면이 있고, 따라서 『패트레이버』 극장판 3편인 애니메이션 『폐기물 13호』와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 영화 『괴물』의 몬스터 디자인이 『폐기물 13호』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클로버필드』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더군요.
괴수의 디자인이 너무 비슷하다는 점을 인식해서인지, J.J.에이브람스가 『클로버필드』를 봉준호 감독에게 먼저 봐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죠. 봉준호 감독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모르겠네요.
어쨌거나 『클로버필드』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대로 완성되긴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는 볼 만한 영화였습니다. 85분의 짧다면 짧은 러닝타임 동안 충분히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습니다.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를 연상케 하는 가정용 비디오카메라 화면은 긴박감을 조성했고, 거대한 괴수와 그에 부수되는 작은 괴수들의 연속된 습격은 관객들로 하여금 지루한 느낌을 가지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거대괴수가 주인공 인간을 웬만해서는 잘 알아보지 못하고, 직접적인 공격도 가하지 않는다는 점은 리얼리티를 살린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 한 장면, 거대괴수가 인간을 직접 공격하는 장면이 작중에 나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거대괴수의 모습을 화면에 보여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삽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가정용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한다는 설정 상 괴수의 정면 얼굴이 스크린에 비춰질 방법이 없으니까요.
어쨌거나, 사건명 ‘클로버필드’, 그 날의 기록 화면은 그걸로 끝입니다. 영화도 기록 화면만으로 완전히 종료됩니다. 『로스트』 팬들은 그런 식의 묘사를 J.J.에이브람스의 ‘낚시’라고 표현하던데, 사실 그런 식의 연출 방법을 ‘낚시’라고 한다면 그것은 『신세기 에반겔리온』을 비롯하여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도 1990년대 이후 자주 시도된 방법론이죠.
결국 괴수의 정체나 공격 목적, 그리고 이 비디오테이프가 발견된 시점에서 지구가 어떻게 되었고 괴수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습니다.
사실 설명의 필요가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다만 일부 관객들은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그래서 과거 『에반겔리온』에 대해서도 그런 점을 불평하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죠), 그것은 스토리보다 캐릭터, 혹은 스토리보다 설정을 중시하는 현대적 이야기 작법에 익숙해지지 못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스토리가 완전히 기승전결로 마무리지어져야만 좋은 작법이라고 생각하는, 고전적 스토리 작법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러나, 물론 그런 스토리 작법이 일반적으로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쉽겠습니다만, 모든 작품이 전부 그런 식이면 또 너무 심심하지 않겠습니까. 때로는 이런 일레귤러도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 것이겠죠. (일레귤러만 또 너무 많아지면 곤란하겠습니다만…. 그러나 아직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그런 식의 일레귤러 스토리의 작품이 너무 많은 상황인 것은 아닌 듯 하니, 이번 『클로버필드』 정도의 시도는 충분히 허용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국내 개봉이 이루어지는 2008년 1월 24일 이후에는 좀 더 많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접할 것입니다만, 새로운 형태의 괴수물로서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르기닷컴】 『클로버필드』 언론시사회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와 TV드라마 『로스트』로 유명한 J.J.에이브람스가 제작을 맡았다고 하여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괴수영화라는 사실 외에는 철저한 비밀 마케팅으로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내용이 없어,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해왔습니다. 미국 개봉일도 아직 3일 남았는데(미국 개봉일은 2008년 1월 18일), 국내 언론시사회가 오늘 있어 드디어 그 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알려진 바대로 영화 『클로버필드』는 괴수영화가 맞았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괴수영화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러나 그 다른 정도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은 또 아니었습니다.
(※이 아래로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영화 내용을 전혀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계속해서 읽으실 분은 아래의 ‘【계속 보기…】’를 클릭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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