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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야오이 앤솔로지 『Youth』.

mirugi 2006. 4. 29. 14:06
2002년 4월 10일 발행된 만화 단행본 『youth(유스)』는, 상업 출판물로서는 국내 최초로 등장한 '야오이 앤솔로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현준, 나예리, 심혜진, 이빈, 이영유, 화선 등, 만화 잡지와 동인계에서 활약하던 6인의 작가가 모여 만든 책으로서, 「禁斷(금단)의 사랑」을 테마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아무래도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것이라 약간 힘이 들어갔다는 느낌도 있지만, 이런 종류의 서적이 처음 등장한 것이고 게다가 2002년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 시리즈의 제 2권을 제외하고는 야오이 only의 앤솔로지 단행본이나 잡지는 출간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더라도 상당히 시대를 앞선 기획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2002년도 「대한민국 만화대상」 출판상 부문에도, 저는 바로 이 『youth』를 추천했습니다. 당시 각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응모한 작품과는 별개로 심사위원들이 추천한 작품도 후보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기 전에 각 부문별로 몇몇 작품이나 작가 리스트를 들고 갔습니다. 그 중 출판상 부문은 '훌륭한 출판 기획'에 대해 시상하는 것이라고 하여 바로 이 『youth』를 추천했던 것이죠. 아쉽게도 결국 수상은 못했습니다만.)
(참고로, 이때 당초 후보 목록에는 없었지만 제가 추천해서 후보에 올라가 결국 최종적으로 수상에까지 이른 것이, 바로 신인상 부문의 고 송채성씨입니다. 「오후」에 연재되던 그의 유작 『미스터 레인보우』가, 제가 추천하던 당시의 작품 『취중진담』보다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더더욱 그의 부고는 아쉽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바입니다.)





ⓒ강현준·나예리·심혜진·이빈·이영유·화선·대원씨아이/shot by mirugi (2006.02.07)

어쨌거나, 2003년 3월 시리즈 제 2권까지 나온 『youth(유스)』는, 아쉽게도 그 이후에는 이어지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 단행본을 소개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은 아니고, 문제는 이 작품에 실린 작품 중, 『cat[캣]』이란 작품으로도 잘 알려진 작가 강현준씨의 단편 『la vie en rose─장미빛 인생─』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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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강현준 『la vie en rose─장미빛 인생─』.

ⓒ강현준·대원씨아이/shot by mirugi (2006.02.07)

강현준 작가는 고양이와의 생활을 소재로 한 개그만화 『cat(캣)』 전 5권으로 이름을 알렸고, 그 이후 「white(화이트)」에 연재되다가 중단되어버린 작품 『납골당 모녀』를 통해 야오이스러운 뉘앙스(?)를 풍기는 개그만화를 선보였습니다. 그 후 만화계에서는 거의 작품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주로 소설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youth』에 실린 작가 근황에도 요즘은 '야오이부터 일반 환타지까지' '소설쓰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써있습니다.





어쨌거나 『la vie en rose─장미빛 인생─』는, 야오이 앤솔로지에 실려 있는 만큼 당연히 야오이 계열의 작품입니다. 그것도 강현준 작가 특유의 개그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납골당 모녀』에서 보여주었던 센스와도 버금간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내용은 야오이에 빠져 사는 누나 밑에서 고생하는 (=누나 심부름으로 서점에서 야오이 만화를 사야만 하는) 남동생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만화의 등장인물.





'딱 수타입'이라는 이 캐릭터는, 주인공과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입니다. 그것도 고전 만화에서 등장하는 전형적인 수법으로……. (같은 책을 꺼내려고 하다가 손이 맞닿음. 참고로 저는 일평생 책을 수천 수만 권(?) 사봤지만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음. 마치 어릴 적 옆집에는 이성의 소꿉친구가 절대 살지 않는다거나, 아침에 골목길에서 부딪힌 이성이 전학생인 경우는 결코 없다거나, 애인을 사귀면 그 애인이 꼭 백혈병이나 기억상실증에 걸린다거나 하는 일이 없는 것과도 마찬가지.)
▲둘이 동시에 사려고 했던 책 제목이…….


저 캐릭터를 본 주인공의 누나는, 모 만화 주인공과 너무 닮았다고 좋아합니다.
▲게다가 저 캐릭터는 이런 말까지 자연스럽게.

아무튼 어찌저찌해서 친해진(?) 저 캐릭터에 대해, 주인공은 "설마 호모?"라는 의문을 품기도 하면서 이 만화는 이래저래 끝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째서 이런 종류의 캐릭터들은 전부 이름이 이런가 하는 것입니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국내판인 『파워 디지몬』에서도, 단발머리 미소년 이치죠지 켄의 번역된 이름이 애매하더니만, 뭔가 운명(?)을 느껴야 될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5월에는 제 2차 bl 이벤트 개최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실은 이게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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