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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죠 키요 『ZONE-00』.

mirugi 2007. 7. 22. 23:22
요시다 스나오 원작의 라이트노벨을 만화화한 『트리니티 블러드』 코믹스판의 작가로 유명한 큐죠 키요의 전작 『zone-00』이 요즘 아주 맘에 듭니다.

『zone-00』 1권 표지
『zone-00』 2권 표지
『zone-00』 3권 표지


『트리니티 블러드』 코믹스는 지금 보는 중인데, 뭐 이쪽은 아직 그냥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 작품을 만화화하는 것이다보니 작가 본인의 취향만을 강조할 수는 없기도 하겠죠. 하지만 『zone-00』에는 온갖 타입·연령의 미소년&미청년들이 즐비합니다. 비브로스의 「zero」에 연재되었기 때문에 그런 면이 강조되어 있는 듯 한데, 「zero」가 완전히 야오이 계열은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캐릭터들만 나열해놓을 뿐 본격적인 bl까지 가지는 않는다는 점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라고 해도, 등장 캐릭터의 '전원'이, 몸의 여러 부분에 피어스와 문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너무 취향으로 흐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래도 아무튼, 위에 링크해놓은 1권, 2권, 3권의 각권 표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전부 제각각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이 작품에 얼마나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1권에는 두 미소년(안경 미소년+'후시기'계 미소년), 2권에는 근육질의 두 청년 캐릭터(사실은 고양이와 개), 3권에는 털이 수북한 근육질 미중년(?)에 누구나 여자로 착각할 수밖에 없는 미청년…. 실로 다양하죠.

그러나 이 작품에 미남 캐릭터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가죽옷 입은 수녀 복장으로 변신하는 초거유 메이드, 세일러복의 거유 여학생과 공주님 캐릭터, 더불어 역시 거유인 누나와 남동생 쌍둥이(똑같은 얼굴) 캐릭터 등도 있습니다. 여성의 상당수가 거유라는 것도 특징적인데, 거기에는 작가 큐죠 키요가 '그라비아 매니아'를 자칭한다는 원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 큐죠 키요는 여성인 듯 합니다만 (그때문에 캐릭터에는 압도적으로 미남 캐릭터가 많은데), 여성 캐릭터를 거유의 쭉쭉빵빵 미녀로 그리는 것이 취향인 것 같더군요.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두 주인공 외에도 뺨에 점이 있고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여성스러운 외모(이지만 '누나'라고 오해받으면 화를 내는)의 벤텐이 꽤나 맘에 들었습니다. 더불어 1권 중간에 나오는, 온몸에 뱀 문신을 한 미소년도 괜찮습니다. 이쪽은 외모나 캐릭터 그 자체보다도, 미소년이 온몸을 휘감은 뱀 문신을 하고 있다는 설정 그 자체가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소년이다 보니 반바지를 입고 있는데 그 반바지 아래로 허벅지에 뱀 문신의 일부분이 드러나 있다는 것도 좋습니다. (반팔 상의에 드러난 팔에도 뱀 문신의 일부분이 드러나 있음.)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만화는 역시나 이런 식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에 능한 것 같습니다. 일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굳이 만화나 어떤 '작품'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도 "캐릭터가 서다"는 말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평론가들은 일부러 자신의 캐릭터를 '세우기' 위해서 다른 평론가(주로 선배)에게 싸움을 걸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아즈마 히로키씨는 예전에 자신의 블로그에서 자기가 술을 많이 마시고 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사건을 보고하면서, 피를 잔뜩 흘린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적도 있었죠.)

반드시 평론가나 그런 사람이 아니라 진짜 일상 생활에서도 일본인들은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등교 첫날이라든지….) 그런 부분이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에도 나타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 점은 제가 평소 일본만화, 일본애니메이션에 대해 분석을 할 때에도 항상 생각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평소 제 글을 읽으실 때에도 그 부분에 유의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아무튼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니까 넘어가고….





어쨌거나 이 『zone-00』는 수많은 미소년&미청년들이 (덧붙여 나는 별로 관심없지만 미소녀 캐릭터들도)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작가 큐죠 키요가 『트리니티 블러드』만이 아니라 이 작품도 계속 발표해주었으면 좋겠군요. 다행히 비브로스 도산 후에 카도카와쇼텐으로 넘어가서 연재를 지속하게 된 듯 하니, 후속권은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4권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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